책을 내면서
한평생 살아오면서 우여곡절迂餘曲折(뒤얽혀 복잡한)의 숫한 풍파가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는 유독 심했든 것 같다.
일찍 고향을 등지고 떠난 후 낮선 타지에서의 결혼 생활, 아이들의 양육문제, 나 개인의 사는 문제, 나와 함께 살아 온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 속의 고뇌와 번민 ...,등 순탄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시련이 나에게 닥쳐 올 때 마다 강단剛斷(어떤 일을 야무지고 강하게 처리함)을 가지고 세상이란 얽히고 설 킨 문제를 인내와 의지로 견디면서 해결하고 극복하며 온 까닭에 비로소 지금에 내가 여기에 서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온 날 들을 회상하며 펜을 잡고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낚시하는 어부의 마음이 되어 추억이라는 과거를 끄집어내어서 막상 책을 쓰려고 하니 매우 망설여졌다.
무엇을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
소녀의 마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레었다.
아니, 정결한 마음으로 목욕재계하고 촛불을 밝히며, 부끄러워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신랑을 맞이하는 첫날밤의 신부의 마음이었다.
인생여정 파노라마의 여정을 한 가닥 한 장면 풀어 헤쳐 세상에 보인다고 하는 것이 심장이 박동치고 뛰면서 마음도 덩달아 물결치듯 요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감정의 열정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살아왔던 지난 날들의 모습들이 평탄한 삶이 아니었고 그러한 삶이 굴곡과 고난의 여정 이었지만, 너무나 사실적인 현실 앞에서 바쳐진 나의 피어나는 젊음과 진솔한 이야기이기에 그래서 보여주는 영상이 감동적인 드라마가 되고, 세상에 한 줄의 교훈이 되는 흔적으로 남기게 된다면 오히려 그것도 신적인 사명을 부여받은 나의 책임이라고 여기니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었고, 나의 심연에서 잠자고 있던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며 용기가 생기면서 에너지가 용솟음치면서 분출하기 시작했다.
한 마리의 연어가 아름답고 고운 꿈을 꾸면서 세상이라는 물결을 거슬러 고난의 걸림돌을 이겨 내고 심연心淵(마음의 연못)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천신천존의 은혜를 받아 사람 살리는 사명을 받아 내 본연의 자리인 그 연못으로 돌아 온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자리에서 ‘한 그루 한 그루 정성들여 심는 나무들이 백년 뒤에 우리 후손의 숲을 이루는 희망이 될 것 이다’라는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제자들과 함께 세상을 신명과 광명의 오곡백과 물결치는 천지天地로 만들 수 있다는 힘과 비전도 생겼다.
그러기에 용기백배 충만한 마음으로 글말을 시작했다. 책이 나오면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 대한 기대나 어떤 평가를 들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내 자신의 모습을 모두 꺼내어 보인다는 것이 한편 쑥스럽기도 하였고 지금까지 파란만장의 숫한 풍파를 견뎌온 나이기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리고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써 내려갔다.
격식을 차리자면 끝이 없고 그러다보면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들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여기기에 나는 자연스러운 한 사람으로써 ‘하늘 갈 때 한 평의 땅에 묻히는 것조차 남아 있는 후손에게 빚지는 것이기에 백골로 훨훨 뿌려주는 것을 원하는 나라는 생각’으로 ‘가진 것이 없으면 잃을 것이 없다’는 세상의 진리를 몸으로 채득하고 나니 마음 비우기도 쉬워졌고, 모든 것은 버린다는 마음과 비운다는 마음에서 창조의 아름다움은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마치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평소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듯이 추억과 애환과 인생 역정의 길을 써 보고 싶었고 쓸 수가 있었다.
그리고 가득 채우 진 곳에 얹듯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운 곳에 새로운 진솔한 마음을 화가가 그림 그리듯 그린다는 생각을 하니, 마치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기분이 되었다. 방랑의 길에서 세상을 주유하며 돌아온 마음 둔 앉은 자리에서 나의 고향이라 여기며 신명의 축복으로 살아가기를 결심하고 살아가야 하기에 나의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한 구절 한 구절 펼치며 인생 여정의 책장을 넘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 스스로가 그 어느 때 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음으로 양으로 함께 기운을 방사해 주는 신제자들의 ‘울’이 있어 매일 매일 전사가 되어 전쟁에 나가 전투하는 마음이 되어도, 그리고 기운이 소진 되어도 다시 충천되어지는 에너지가 넘쳐흘러 생겨남을 알고 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결핍이 큰 원동력이 되고 부족한 것이 있어야 진정으로 내 마음을 채우는 신성한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며 나와 함께 한 나의 사랑하는 아우 미애와 조상님의 기도로 천존의 은혜를 받아 신격의 명패를 받은 천신당의 식구들 청룡(박정식),백룡(김학수),흑룡(원명호),가야(원은영),반야(현반야),연화(최지원)와 명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하늘이 나에게 보낸 효자인 나의 아들 기형, 규용, 아름다운 손자를 낳아 준 며느리 은미 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살아가는 동안 언제나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 2021년 4월 안성 천신당의 뜨락에서 이순애
이미애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천신당의 대표이며 주인(안성)
달의 화신化神으로
전통傳統(역사적 형성, 축적되어 그 계통을 이어가는 것)이 사라지고 있는 핵가족화 시대에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마저 다른 나라의 문화로 도색되어 우리 것처럼 얘기 되고 있는 시대에 과연 진정으로 우리의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것이 왜 필요한가를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하게 인식하며 살아야 하겠다. 뿌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뿌리 없는 민족이 어디 있겠는가. 세상의 사물이 나무 하나부터 근본이 있어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데 하물며 사람이란 존재가 만물의 영장이라 자칭하면서 그 원초적 뿌리가 없겠는가. 뿌리 없는 사람은 언제나 겉돌며 뿌리를 잊고 사는 국민은 불행를 자초한다. 왜 그토록 뿌리가 중요한가, 그것은 그 뿌리가 개인을, 사회를, 국가를 지탱해 주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뿌리는 조상이요, 사회 구성원의 뿌리는 개개인의 굳건한 결속력이요, 국가의 뿌리는 주체적인 역사관이다.
그 가치관이 상실된 민족은 불행한 민족이요, 언제든지 외적인 침략에 의하여, 종살이 할 수밖에 없는 민족이 된다. 지금 우리는 공공기관이고, 개별 기관이고, 대기업 등 많은 국가를 운영해 가는 조직의 반 이상이 외국 금융에 의하여 경영되어 지고 있는 것이 현 실상이다. 은행, 재벌 기업, 중소기업 등 ..., 외국의 자본이 반 이상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형태의 지배구조가(지분구조)되어 버린 반식민지 상태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의 것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관 회복은 절실하게 요구 되는 바이며 그것을 자서전적 에세이의 글말을 통해 천신당의 당주 이순애 선생은 보여주려 한다.